삶은 언제나 공허하다고 했던가. 사명과 도덕성 사이에서 줄다리기 하는 명작 <타인의 삶>을 소개한다.
시대 배경은 1984년, 아직 동독과 서독이 통일되지 않은 그 시대에 정보부로부터 철저히 감사당했던 동독 시민들. 그곳에 있는 보이지 않는 정보국 요원 한명의 삶을 바라보며 이 영화는 시작된다.
비즐러역의 울리히 뮤흐는 정보부 요원들 중에서도 냉철하기로 유명하다. 겉보기에 그는 편집증을 가지고 혼자서 자신만의 삶을 살아가고 있다. 그러던 중 한 예술가 연인을 감시하는 임무가 주어지게 되고 그들을 감시하기 시작하면서 그의 삶은 마치 자신이 경험하지 못한 사랑, 슬픔, 배신, 고통, 용서를 3자로부터 경험하면서 조금씩 변화하게 된다.
삶을 살아가면서 인간은 많은 감정들을 느끼게 된다. 미치도록 사랑하고 그 사랑을 잃어버렸을 때 죽고 싶을 정도로 슬퍼하며 누군가에게 배신 당했을 때 너무나도 분노하고 결국에는 용서할 수 밖에 없는 둘레를 인간은 살아가고 있다. 때로는 너무나 극단적으로 생각하기도 하지만 때로는 너무 약해서 툭하면 부서져버릴 것 같은 것. 너무도 다양한 '감정' 이라는 것이 인간이라는 존재를 이 지구에서 최상위에 있는 집단으로 만든 것 같다.
이 영화를 보면서 필자는 너무나 많은 감정을 느꼈지만 특히나 비즐러의 그 끝없는 외로움에 너무나 많은 공감이 되었다. 굉장히 자제하며 자신이 하고 싶은 것들을 하는것 같지만 한편으로는 자신의 감정을 공유할 단 한사람조차 없다는 것이 너무나 슬픈일이라고 생각되었다. 시대가 IT로 치닫으면서 어느세 우리는 누군가를 만나 이야기 하지 않게 되었다. face to face, 얼굴 보면서 서로 감정을 공유하고 얘기하는 시대는 없어지고 누군가와 항상 문자를 통해 채팅하고 전화를 통해 음성으로 얘기하면서 우리는 인생의 기회를 하나씩 잃어 간다.
필자가 엔지니어로써 삶을 살아가면서 너무나 IT에 찌들어서일까? 아니면 0과 1 밖에 없는 삶속에 지쳐가는 것일까. 이제는 LP, 라디오, 닉시 같은 아날로그 감성이 너무나도 그립다. 디지털 시대에 보다 창의적인 예술이라는 것에 더 많은 관심이 간다.
얼마전 IT + 예술을 접목한 학과에서 과외가 들어왔었다. 그분이 완성하고 싶은 예술 작품에 IT 기술이 부족하여 과외가 필요하다는 것이였는데 처음 그분의 기획서를 봤을 때 깜짝 놀랄 수 밖에 없었다. 0과 1밖에 모르는 내가 보기에는 너무나도 의미 없어 보이는 듯한 물건을 만들려고 하는 것이였기 때문이다. 그다지 큰 기술이 필요한게 아니였지만 그것을 만드는 목적이 너무나도 '예술' 이였기에 나는 조금 당황했다. 내가 가진 기술이 이렇게도 사용될 수 있구나. 라는 새로운 '관점'을 보았기 때문이다.
'관점'의 차이는 너무나도 크다. 예술가들의 자유를 위해 저항하는 삶과 그들을 막아야하는 삶. 두가지 삶, 서로다른 삶 속에서 큰 위험을 안고 갈등하며 줄다리기 하는 모습은 이 영화를 보는 내내 손에 땀을 쥐게 한다.
필자는 이 영화의 두 포인트에서 슬픔의 눈물과 허무한 삶이지만 그것을 인정받고 보상 받았을 때 기쁨의 눈물을 훔칠 수 밖에 없었다. 어쩌면 세상에 남길 수 있는건 단 하나의 '이름' 밖에 없을지도 모르겠다.
이 영화에 대한 나의 별점
★★★★☆
이 영화에 대한 나의 한줄평
고독한 삶 속에 하나의 '가치'
경기도 용인에 거주. 호기심이 많고 IT 트렌드 제품을 좋아한다.
임베디드 소프트웨어학과 대학원을 졸업하고 아이디어 제품, IoT, 인공지능에 관심이 많으며
개발자로 회로설계, 아트웍, 펌웨어, FPGA 등으로 밥벌이 하고 있다.
취미로 수영, 러닝 그리고 영화를 좋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