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리뷰할 영화는 2014년作 <와일드> 이다.
최근에 알게 된 것이지만 어느순간부터 흥행할 것 같지 않은 영화는 영화관에 걸리지도 않는 상황이 발생하게 되었다. 당연한 수순이기는 하지만 국내 영화관들이 빅3 체인점들로 바뀌면서부터 비주류 영화들이나 자기들 입맛에 맞지 않는 영화는 상영조차 안한다. 그나마 무비꼴라쥬 같은 예술영화 전용관을 만들면서 조금이나마 나아지는 것 같으나 이전과 비교하면 참 씁쓸할 수 밖에 없다. 아마 이것도 인공지능의 발달로 예측 시스템을 통해서 현재 상황에서 이 영화에 대한 예상 관객들과 몰릴만한 지역으로 영화를 상영하기 때문으로 생각된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참 씁쓸한 현상이랄까.
어쨋든 잡소리는 여기까지 하고 좋은 영화이기 때문에 더 많은 관객들이 봤으면 하는 영화 <와일드>에 대해서 리뷰해 보도록 하겠다.
이 영화는 실화를 바탕으로 두고 만들어진 영화이다. 2001년作 <금발이 너무해> 로 잘 알려져 있는 '리즈 위더스푼'이 이 영화의 주연 셰릴 스트레이드 역을 맡고 있다.
셰릴 스트레이드는 어릴 때부터 가난한 삶과 폭력을 사용하는 아버지 그리고 이혼을 경험하면서 불행한 삶을 산다. 그러다 엄마와의 행복한 생활도 잠시 갑자기 찾아온 엄마의 죽음으로부터 더 이상 그녀는 참을 수 없게 되고 절벽 끝자락에서 방황하다 우연히 봤던 수 천 킬로미터의 PCT(Pacific Crest Trail)을 하게 된다.
영화는 PCT를 시작하면서 그녀가 느끼는 극한의 공포들과 과거에 그녀가 경험했던 기억들을 하나하나 대비하여 그려낸다.
필자의 경험으로 이 부분에 대해서 많은 공감을 하게 되었는데 아마 대한민국 군대를 갔다온 남자라면 누구나 경험했을 것이다. '행군' 이라는 것을. 군대에서 20kg 군장매고 행군하다보면 어느덧 발 전체가 다 물집으로 변하고 터져 피로 물든 양말을 볼때 아무 생각 없게 된다. 그렇게 하루 이틀 지나가고 양말을 갈아 신고 다시 걷다보면 처음의 통증이 익숙해져 편안한 감정이 찾아 올때 쯤 다리는 계속 기계 처럼 움직이고 어느 순간 과거에 있었던 것들이 하나 둘 머릿속을 스쳐 지나간다. 그러면서 수 많은 질문들을 머릿속으로 되뇌이는데 '나는 왜 여기에 있는가', '나는 무엇을 위해 있는가', '여기서 나가면 부모님께 잘해드려야지', '난 지금까지 이런 고통도 없이 정말 편안하게 살아온건가?', '아 ㅅㅂ 정말 뛰쳐나가고 싶다', '힘들다.. 언제끝나지', '아 .. 옆에 있는 놈이 먼저 쓰러졌으면 좋겠다', '그냥 누우면 편하게 차에 실려갈려나?', '여기서 포기하면 아마 남은 군생활 힘들어지겠지', '어짜피 한번 디지는거 지금 디지나 나중에 디지나' .. 온갖 망상들이 다 떠오르고 과거에 잘못한 것들이 지금 나의 고통으로 이어지나 라고 생각할 때 쯤. 선임병들이 했던 말이 생각난다. 군대에서 생기는건 '악'이랑 '깡' 밖에 없다고...
잡소리가 길었는데 이 영화의 내용도 저런 것들이다. 일종의 '고행' 이다. 남자들도 쉽게 포기할 수 밖에 없는 긴 트레킹 속에서 이 악물고 길을 걸으면서 영화는 그녀의 과거를 하나 둘 마치 걸으면서 생각하고 느끼는 것처럼 꺼내온다. 그러면서 공감을 통해 느껴지는 감정들이 어느세 필자의 가슴을 울려 영화를 보다 3~4번은 훌쩍인 것 같다.
전체적으로 느낌을 잘 전달한 섬세한 영화라고 생각한다. 초반에 조금은 지루 할 수 있으나 어느 순간 부터 자신이 영화속의 주인공과 하나가 되어 감정이입하고 있는 모습을 느낄 것 이다. 그리고 영화가 끝난 뒤에도 몸을 쉽게 움직일 수 없는 여운은 이 영화가 주는 포인트 랄까.
이 영화에 대한 나의 평점
★★★★☆
이 영화에 대한 나의 한줄평
극한의 체험을 통해 또 하나의 새로운 세상이 보일터이니.
경기도 용인에 거주. 호기심이 많고 IT 트렌드 제품을 좋아한다.
임베디드 소프트웨어학과 대학원을 졸업하고 아이디어 제품, IoT, 인공지능에 관심이 많으며
개발자로 회로설계, 아트웍, 펌웨어, FPGA 등으로 밥벌이 하고 있다.
취미로 수영, 러닝 그리고 영화를 좋아한다.